내가 했던 작곡 공부 과정 (1편)

예전 제가 공부했던 과정을 소개합니다. 입시에 대한 이야기도 있으나 목적은 ‘작곡가’가 되는 과정입니다.

작곡가가 되기까지의 공부과정을 소개합니다.

 

 

1차 공부 ‘독학’

 

Cakewalk와 미디.

프로그램 – Cakewalk(5.0 Dos버전)

모듈 – Roland Sound canvas 55

 

공부방식

pc통신에서 얻은 wrk파일과 mid파일 연구,

프로그램공부 – cakewalk책으로 공부

악기 – 기타, 피아노 독학

 

문제점

전문가 없이 했던 공부라 체계를 제대로 잡지 못했던 공부방식입니다. 특히 피아노와 기타는 악보와 음반으로 공부했기 때문에 폼이나 연습방식에서 잘못된(비효율적인)습관이 생겨 고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2차공부 ‘ 진로선택’과 기초다지기

 

실용음악과 vs 음대 작곡과

당시엔 실용음악과가 있는 대학이 몇 개 없었습니다. 서울예대는 경쟁률이 너무 높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도 잘 몰랐습니다. 많은 수험생들이 선택하는 루트였던 음대 작곡과를 진학하는 것으로 결정하였습니다.

 

피아노

1주일 1곡 피아노소품치기. 작곡을 하기엔 클래식 기반이 너무 약했고, 피아노실기를 봐야 하는 만큼 1주일에 1곡씩 치는 과제가 있었습니다. 쇼팽, 멘델스존, 브람스, 슈베르트, 드뷔시, 등 낭만시대 작곡가들의 작품들을 연습했습니다. 완벽하게 마스터 할 수는 없었으나 악보를 보는 정도까진 달성했었습니다.

힘빼는 경제적인 연주, 외성부 강조, 멜로디 강조 등 기본 테크닉을 잡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화성학

교재 – 응용화성학, 김홍인화성학

방식 – 1회는 가볍고 빠르게 진도빼기, 2회부터 본격적인 공부시작

 

화성학은 응용화성학으로 시작을 하였습니다. 당시의 화두는 화성학이 어떻게 곡으로 구현되는가? 였으며 다양한 클래식의 형식들(song form)을 함께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응용화성학에서 form을 공부하면, 김홍인화성학으로 체계를 잡으며 공부했습니다.

 

성과 및 문제점

전문가 레슨은 기초를 닦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1~2년의 기간으로 클래식 음악을 구현할 수는 없었습니다. 입시에 대한 실전문제를 많이 풀어봐야 했지만 응용화성학이나 교재에 있는 문제는 실전 입시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기본기가 작곡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곡이 4성부에 갇힌다면? 화성학을 배우고 처음 곡을 쓰면 누구나 겪는 현상입니다.

3차 공부 – 본격적인 학습

 

화성학

교재 – 백병동 화성학

방식 – 1단원부터 정독과 모든 문제풀기

 

Piano

고도의 테크닉을 요하는 시대별 작품

Bach, Beethoven, Chopin, Debussy 등

 

작곡

3도막형식 피아노곡

 

음악감상

시대별 중요한 작품들을 모아서 감상하기

 

기본기가 작곡으로 이어지지 못한 이유는 ‘감상’에 있었습니다. 화성진행, 음형, 형식, 전조스킬 등 작품에서 응용되는 사례를 ‘귀로’ 듣지 않아 구현을 능숙하게 하지 못했습니다. 그 감상도 심각한 결점이 있었는데 그것은 ‘편식’입니다. 음악을 다양하게 골고루 듣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곡만 들었습니다. 그것이 내 작곡실력으로 고스란히 이어졌습니다. 이것을 인식하고 감상 비중을 늘렸으며 최대한 편견 없이 감상하려 노력했습니다.

 

문제점과 결과

여전히 작곡에서 한계가 드러났습니다. 기악적인 멜로디 작곡, 반주형태, B파트 구성 등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궁금했습니다. 정체기가 찾아오고 심각한 슬럼프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기본기나 이론은 다 익힌 것 같은데 곡이 늘지 않았습니다. B파트가 항상 문제가 됩니다.

다른 사람이 쓰면 멋진데 내가 쓰면 곡이 비어보입니다. 이론이 작곡에 반영되지 않아 생기는 현상입니다.

 

4차학습 – 마지막 입시공부

 

작곡

공부방식 – 자료보기와 구현, 학생작품 보기, 화성학 챕터별 주제를 곡으로 구현

악기, 형식별 작곡 – 가곡, 피아노와 함께하는 기악곡, 바로크적 대선율, 소나타폼 등

 

여러 학생들의 작품을 보면서 문제가 해결되기 시작합니다. 다른 학생들은 어떤 고민을 했는지 알게 되었고, 좋은 결과를 낸 학생들의 곡을 보며 내가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구체적으로 그려졌습니다. 작곡가들의 음악은 악보를 보며 감상하는 것을 병행했는데 그 효과가 매우 좋았습니다. 화성학은 더 이상 레슨을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다양한 장르

입시 과제곡만 훈련하는 것에서 벗어나 다양한 형식의 곡과 여러 가지 악기를 같이 공부하였습니다. 성악곡부터 기악곡, 그리고 다양한 형식의 곡을 쓰며 훈련하였습니다. 듣고 분석하는 것에서 끝나면 나의 온전한 데이터가 되지 않습니다. 반드시 내 손으로 구현하는 것까지 해봐야 나의 데이터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후기낭만 이후의 작품

바로크-고전-낭만으로 이어지는 작품세계에 초기현대 작품을 추가하였습니다. 대부분 감상조차 꺼리는 장르인데 음악의 편견을 버리고자 작곡가들의 표현양식을 조금 더 보려 했습니다.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했지만 작품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에는 매우 도움이 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분석하거나 감상한 곡의 스타일로 직접 곡을 쓰는 훈련을 하였습니다.

 

결과

대학교를 들어가 보니 신입생들 대부분이 기본기가 잡혀 있었습니다. 나중에 현장에 나와서 실용음악과도 이와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합격생들은 이미 어느 정도 실력이 갖춰진 학생들입니다. 그리고 입학시험을 이상의 실력을 가진 학생들이 대학과정에서도 좋은 결과를 냈습니다. 물론 대학 생활동안 노력해서 결과를 낸 학생들도 있습니다.

 

덧붙임 – 일과 공부를 병행한다면?

저는 아르바이트와 공부를 병행했습니다. 저와 같은 상황에 계신 분들은 두 가지를 해결해야 합니다.

하나는 방해받지 않고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 공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또 다른 것은 공부하기 전 정상적인 컨디션을 만드는 것입니다.

첫 번째 것은 환경구축인데, 공간적 환경을 구축하고, 무형적인 환경도 구축해야 합니다. (게임, 인터넷, 카톡 등 방해요소 컨트롤) 두 번째 것은 휴식의 중요성입니다. 일을 마치고 휴식 후에 공부를 할지, 일을 나가기 전 새벽에 공부부터 할지 결정하는 것입니다.

 

일을 하는 경우 휴일이 엄청나게 중요합니다. 쉴지, 공부할지.....의지력이 약해서 공부를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공부할 상황을 못만들어서 공부를 못하는 것입니다. 

 

 

2편에 계속...

 

 

 

작곡 입시를 준비하려고 한다면? 이 글들을 참고하세요.

https://comproject.tistory.com/93

작곡가가 되려면 어떤 공부를 해야 하나? 1. 대중음악 편

 

https://comproject.tistory.com/94

작곡가가 되려면 어떤 공부를 해야 하나? 2. 클래식음악 편

 

https://comproject.tistory.com/131

작곡은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1 입시편

 

https://comproject.tistory.com/66

내가 했던 작곡 공부 과정 (1편)

https://comproject.tistory.com/67

내가 했던 작곡 공부 과정 (2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