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지 않는데 강하다!
목관 합주의 마스터 피스!
목관악기의 중재자
목관악기군은 악기 간 개성이 너무 강해서 주인공으로 적합한 악기들이 많습니다. 이 뒤를 든든하게 받쳐주는 악기가 있으니 그 악기는 바로 바순입니다. 상대적으로 저음역이 부족한 목관악기의 고민을 바순이 해결해 줍니다. (베이스 클라리넷처럼 개량된 악기들이 있긴 하나 여기에선 일반론으로 이야기 합니다.)
오보에처럼 겹리드 악기인 바순은 다른 관악기와는 조금 다른 자세로 연주합니다. 저음악기 특성상 관이 길기 때문인데요. 휘어진 금속 마우스 피스가 메인관 옆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악기에 직접 호흡을 불어넣는 구조인데도 급유를 하는 것처럼 간접적으로 호흡을 넣는 것 같은 착각이 듭니다.
악기의 구조나 리드가 오보에랑 비슷합니다. 그래서 음색역시 오보에와 자주 비교되곤 합니다. 오보에가 코맹맹이 소리를 가지고 있다면 바순은 그보다는 덜 합니다. 그리고 저음이라는 특징 때문에 오보에와는 음색적 차이가 느껴집니다. 완전히 음색이 같지 않으나 비슷하기 때문에 오보에와 궁합이 좋고 오보에+클라리넷의 조합에 뒤를 받쳐주는 든든한 역할도 훌륭히 소화합니다. 여기에 플롯이 가세함으로 음색적 색채를 더하여 목관합주가 이루어 집니다. (물론 혼이 있긴하나... 이건 합주편에서 다시 이야기 하겠습니다.)
바순은 중저음에서 독특한 소리를 만들어 내는 악기입니다. Bizet의 Carmen에서 특징적으로 나오는 것 처럼 위트있는 선율이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합니다. 그러나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6번 1악장에서 나오는 느린 패시지처럼 어둡고 무거운 페시지도 훌륭하게 소화함을 볼 수 있습니다.
바순의 주법
앞서 설명했지만 리드 악기는 텅잉에서 제약이 있습니다. 마우스 피스를 입에 물어서 리드의 진동을 컨트롤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더블, 트리플 텅잉을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금관악기나 플롯에서 쉽게 구사하는 텅잉기술이 바순에선 적용되지 않습니다. 아울러 바순의 저음은 작게 소리내기 어렵습니다. 이 점은 오보에와 같습니다. 겹리드 자체가 저음역에서 작은 소리를 내기 불리합니다.
바순의 확장! 콘트라바순
바순의 음역을 더욱 확장하는 개량악기입니다. 저음역을 보강하여 첼로나 더블베이스(콘트라베이스)의 음색조합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자주 쓰이지 않기는 하나 오케스트레이션에서 풍부한 저음 음색이 아쉬울 때 필요한 방법입니다. 콘트라바순 외에도 베이스 클라리넷 역시 이 역할을 잘 수행합니다.
친화력이 좋은 악기 바순!
겹리드 특유의 음색이 다른 악기들과의 합주가 잘 안 될 것 같으나 바순은 희안하게도 여러 악기들과 궁합이 좋습니다. 첼로와 조합을 하는 경우엔 첼로의 음색을 더욱 풍부하게 받쳐줍니다. 바이올린 같은 다른 현악기들과도 조합하기 좋고 심지어는 금관악기들과도 조합이 좋습니다.
이 이야기인 즉슨... 바순이 다른 악기와 연주를 하면 잘 묻힙니다. 상대적으로 다른 악기가 앞으로 튀어나오고 바순은 사라지는 것처럼 들립니다. MIDI작업을 하다 보면 우리는 매인으로 잡은 악기와 궁합을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배합이 잘 되는 악기를 ‘잘 묻는악기’로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바순은 어쿠스틱 서양악기 중에서도 가장 잘 묻는 악기라 조합에 불편함이 많이 없습니다. 그런데 바순이 묻게 됨으로 음색적인 보강이 훌륭하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때로는 독주 패시지를 연주할 경우 개성적인 음색을 드러나 중저음 솔로로 활용하기 좋습니다. 특히 첼로같은 비슷한 음역대의 악기들과 대비를 줄 경우 음색대비에서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바순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엔 목관악기 아닌 것 같은 목관악기인 색소폰에 대해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따뜻하고 섬세한 목관악기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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