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론 class 피아노 배울 때 디지털피아노?

어느 어머님. 갑자기 질문을 던진다.

저기.. 제 딸이 피아노 열심히 치는데

그랜드 피아노 사면 어때요?
전공을 목표로 하나요? / 아니오, 배운지 한 달 됐어요.

따님이 몇 살이에요? / 6살이요.

- 어느 어머님의 악기 구입고민 -

디지털피아노 vs 어쿠스틱 피아노

피아노를 배우려 하시는 분들이 추천해달라고 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디지털피아노가 좋은지 업라이트가 좋은지? 초등학교 저학년이 사용하는 피아노를 추천해 달라고 하시기도 합니다. 간혹 취미를 넘어 전공을 생각하는 학생들도 간간히 물어봅니다.

피아노 비교

요즘 건반들은 제조사의 기술이 좋아져서 리얼한 피아노 터치감을 구현해내고 있습니다. 일부 모델들은 실제 피아노를 치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터치감이 좋습니다. 그런데 어쿠스틱 피아노를 100% 구현해 낸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음원이 아무리 발전하고 좋아도 피아노건반에서부터 느껴지는 진동감, 타건감, 리얼하게 현에서 악기 전체로 이어지는 진동과 울림 등 어쿠스틱 피아노가 내는 소리는 전자악기와 다릅니다. 그런데 스튜디오 녹음을 한다고 하면 어쿠스틱피아노보단 전자악기가 소리가 더 좋습니다. 음원은 원본소스가 샘플링 되어 들어가기 때문에 어쿠스틱피아노라서 더욱 좋은 소리가 나진 않습니다.

작업의 목적이 midi라면 어쿠스틱 피아노보단 전자악기가 더욱 합리적입니다. 전자악기의 기능 중 After touch는 어쿠스틱에서 구현할 수 없는 기능입니다.

타건감은 단순히 건반이 무거운 정도 이상으로 많은 부분이 있습니다. 어쿠스틱 피아노가 가진 타건감은 실제 현을 치는 것에서 오는 반동과 더불어 손끝에서 느껴지는 울림까지 조금 더 디테일하게 들어갈 수 있습니다. 요즘은 이런 부분들까지 고려해 리얼한 타건감을 자랑하는 악기들이 나왔습니다. Nord에서 제조한 건반들을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일반유저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격이 비쌉니다.

용도별 피아노

순수하게 학습만 놓고 본다면 업라이트에 한 표!! 그런데 현실성에선 디지털피아노로 손을 들어줍니다.

업라이트 피아노는 가격이 비싸고 운반이 불편한데다 공간도 많이 잡아먹습니다. 소음에 대한 문제도 발생합니다. 무엇보다도 조율을 수시로 하며 건반과 현을 계속 관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습도관리도 필수로 해야 합니다. 나무가 뒤틀리거나 현에 녹이 쓰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학습자가 피아노 조율과 건반을 만질 줄 안다면 모를까 계속 돈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요즘 조율사도 점점 없어진다는거..... (조율비도 비싸요ㅜㅜ)

디지털은 운반이 비교적 손쉽고 공간도 업라이트 피아노에 비해 덜 차지 합니다. 그리고 조율을 계속 안해도 되고 밤에는 해드폰으로 연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업라이트가 표현해내는 타건감, 현에서 울리는 아날로그적인 느낌, 피아노 학습자가 손끝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적인 부분은 구현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클래식분야에서는 미묘한 표현이 디지털로 구현이 잘 안됩니다. (물론 상급영역입니다만....)

피아노를 학습할 때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클래식음악, 어쿠스틱음악에 취향이 있으신 분들은 어쿠스틱피아노를 구입하시길 추천합니다. 그러나 가볍게 배우신다거나 midi작업을 하신다면 전자악기를 구입하세요.

초등학생 자녀를 위한 피아노?

초등학교 저학년(1~3학년)은 손의 크기가 작습니다. 따라서 피아노를 처음 학습하는 경우 50~100만원선의 디지털 피아노만 있어도 충분합니다. 그러나 4학년 이상이 되어 신체가 발달하고 자라면 슬슬 타건을 적응해야 합니다. 이 때 좋은 피아노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타건 만큼 중요한 것은 ‘음정’입니다. 얼마나 정확한 음을 내고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어쿠스틱은 조율로 관리가 잘된 피아노가 필요합니다.

결론

취미로 하시고 가볍게 즐기신다면 디지털 추천!

아날로그사운드, 어쿠스틱을 좋아하시면 업라이트!

피아노 전공을 생각하신다면 (클래식, 또는 재즈) 업라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