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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 클래스(Composition)

작곡 입시 1년 만에 가능할까? (음악대학 작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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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과 입시를 준비할 때 기간은 얼마나 필요할까요? 객관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하나씩 따져보겠습니다. 여기선 전혀 음악공부의 경험이 없는 입시생을 기준으로 이야기 하겠습니다.

1년만에 작곡과 입시를 성공할 수 있을까요?

1. 과목과 배점

학교별로 편차는 있으나 대체로 작곡-화성학-청음-피아노 4개 과목의 실기시험을 봅니다. 서울대, 한예종은 여기서 과목들이 몇 개 더 추가됩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범위에서 이 큰틀은 거의 변함이 없습니다.

 

작곡은 대부분의 학교가 주어진 주제를 가지고 3부 형식의 피아노곡을 쓰는데 학교에 따라선 독주악기+피아노의 편성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실기에서 가장 배점이 높은 과목인데 학교별로 40~60%까지 차지하므로 작곡에서 시험을 망친다면 합격은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체로 30마디 내외의 곡을 쓰면 됩니다. 다만 이 과목은 시험장에서 오선지에다 직접 연필로 작업해서 내야 하므로 기보에 대한 훈련과 전략이 많이 요구됩니다.

입시에서 악보를 이렇게 그리면 낙방합니다. (베토벤의 자필 본)

화성학은 화성학 전반에서 문제가 출제됩니다. 배점은 20~30%선에서 형성되어 있습니다. 작곡실기와 함께 배점이 높으므로 화성학 역시 심혈을 기울여 준비해야 하는 과목입니다. 완벽하게 실수 없이 푸는 것도 중요하지만 음악적으로 화성학 문제를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귀로 소리를 예측할 정도로 훈련을 많이 해야 합니다. 단순풀이를 넘어서 18-19세기 음악양식을 구사할 경지가 된다면 합격권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시되는 음악을 듣고 악보에 기보하는 청음은 단선, 2, 4성청음으로 나뉩니다. 배점은 10~20%정도로 비중이 높지는 않습니다. 물론 중요하지 않은 실기과목은 없습니다. 단선율 청음은 얼마나 절대음감의 센스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리듬과 기보법을 잘 이해하는지 평가합니다(가장 어렵습니다). 2성 청음은 2개의 선율로 이루어진 음악을 듣고 적는 것으로 단선만큼 기교적이거나 까다롭지는 않습니다. 음악적 흐름과 선율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포착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4성 청음은 4개의 화음을 듣고 기보하거나 화음기호를 표기하는 시험입니다. 화음의 성질과 속성을 잘 훈련해둔다면 가장 맞추기 쉬운 청음인데, 잘 안들릴 때는 개별음을 다 적고 화음기호를 적어도 되어 융통성을 발휘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피아노 실기입니다. 피아노는 철저히 정통클래식 피아노를 연주해야 합니다. 배점은 10~20%정도로 청음과 비슷한 수준이나 학교에 따라선 피아노 배점이 올라가는 경우도 있으므로 지원하는 학교의 배점과 성향을 잘 봐야 합니다. 왜냐하면 교수님 중에 피아노능력을 중요하게 여기는 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체적으로 소나타 빠른악장 1곡 또는 빠른 자유곡 1곡을 연주해야 하는데 피아노과 수준까진 아니더라도 근접한 수준까진 연주해내야 합니다. 피아노과는 여러곡을 보나 작곡과 입시에선 1곡만 보기 때문에 충분히 준비할 수 있습니다.

 

2. 과목별 준비기간

음악을 전혀 공부해보지 않은 학생이 작곡과 입시를 준비한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지 계산해보겠습니다. 평균 경쟁률 4~5:1정도 되는 서울 내 대학을 기준으로 합니다. 이 학교들은 입시생들이 일반적으로 선호하는 학교들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피아노

클래식 곡에서 빠른악장, 또는 빠른 곡을 치려면 피아노를 전혀 못 치는 사람은 1년간 매일 2~3시간 이상 연습을 해야 합니다. 6 개월은 하논과 기초위주, 다음 6개월은 1곡만 아주 천천히 연습을 해야 합니다. 그럼 1년이면 가능하겠네? 라고 생각을 할 수 있지만 매일 2~3시간 이상은 입시생에게 힘겨운 조건입니다. 작곡, 화성학, 청음, 그리고 수능까지 준비해야 하므로 피아노에 시간을 할애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청음

4개 과목 중에 투자한 만큼 실력을 키울 수 있는 과목입니다. 크게 기보 연습과 듣기 연습(음계산 훈련)으로 나뉩니다. 예전에는 혼자서는 불가능한 과목이었으나 요즘은 피날레나 미디프로그램이 많아 교재에 나온 문제를 컴퓨터에 입력하고 재생하는 방법으로 훈련할 수 있습니다. 매일 30~1시간 정도, 단성, 2, 4성을 각각 2문제씩 훈련하면 1년 정도 지났을 때 입시에 도전할 만큼 실력이 완성됩니다.

 

화성학

음악을 전혀 접하지 않은 학생에게 화성학은 가장 힘든 과목입니다. 음악을 수학 공식처럼 배우고 오선 내에서 벌어지는 여러 제약들을 마주해야 합니다. 화성학 진도는 대체로 6개월 정도에 마무리가 되나 6개월에 입시에서 요구되는 수준의 문제를 풀어내기는 버겁습니다. 귀로 듣는 훈련이 병행해야 하며 단순한 문제풀이 이상으로 음악적 역량을 훈련(?)해야 합니다. 하루에 소프라노, 베이스 1문제씩 시간으로는 3시간 내외로 풀면 1년에 목표를 도달할 수 있습니다.

 

작곡

습득 기간을 봤을 때 학생들의 편차가 가장 큰 과목입니다. 수많은 음악적 아이디어를 스케치하고 꼼꼼히 메모하고 수시로 클래식음악 감상을 하는 친구들이 유리합니다. 어릴 때부터 클래식음악 소품을 자주 들었던 학생은 비교적 빨리 적응합니다. 반면에 매일 듣는 음악이 대중음악이라면 입시에서 요구하는 작곡을 해내기 어렵습니다. 작곡훈련은 낭만시대의 작곡가 소품들을 듣고 악보를 보고 연구하며 직접 써보는 훈련을 병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연필로 오선지에 쓰는 훈련이 필요하므로 하루 4~5시간가량 일주일에 4~5곡 이상 훈련해야 할 것입니다.

내가 평소에 듣는 음악은 무엇인가요?

 

수능

작곡과에서 실기의 비중은 대략 70% 정도입니다. 수능+내신이 30% 정도 되는데 내신의 실질반영률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그래서 내신보다는 수능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작곡과 지원자의 평균 점수가 높은 편임으로 수능에서도 점수가 어느 정도는 나와야 합니다. 3등급이면 안정권이고 4등급이면 무난합니다. 5등급이 나와도 아주 크게 문제가 되진 않을 것입니다. 문제는 시간입니다. 실기를 준비하는 시간이 많이 부족하므로 수능 준비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입니다.

 

 

3. 1년 만에 가능할까?

위에 열거한 과목들을 하나씩 시간으로 계산을 해보겠습니다.

전부 하루에 해야 하는 분량입니다.

 

피아노 2시간

청음 1시간

화성학 3시간

작곡 4시간

수능 3시간

= 총합 13시간 내외

 

즉 밥 먹는 시간 빼고 모든 시간을 올인해야 1년에 합격한다는 계산 결과가 나옵니다. 이것은 음악공부를 해본 적이 없는 학생을 기준으로 했을 때입니다.

현역 고등학생은 학교에서 수능에 올인하고 담임선생님과 상담하여 오후 4시부터는 실기준비해야 따라갈 수 있습니다. 이동시간, 식사시간 제외하면 시간이 많지 않으므로 전략적인 준비가 필요합니다. 음악선생님과 협의하여 점심시간에 학교 음악실 피아노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러나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4. 기간 단축을 위한 숨겨진 조건

기본적으로 음악적 소양이 좋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집에서 클래식 음악을 자주 듣고, 취미로도 피아노를 많이 치거나, 기악, 합창 등의 동아리 활동을 하던 친구들은 상대적으로 유리합니다. 음감에 민감한 사람들도 작곡입시에 도움이 많이 됩니다. 악기를 어려서부터 하는 사람들은 소리와 음에 민감합니다.

 

평소에 학과공부를 잘 했던 사람들은 수능 공부시간을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합격을 위한 등급을 적당히 맞춰 놓기만 하면 되므로 평소 수능성적이 4등급 정도 나온다면 실기에 비중을 많이 두는 것이 현명합니다.

 

피날레, 시벨리우스 같은 사보프로그램을 잘 사용하면 좋습니다. 청음, 화성학, 작곡을 사보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준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손으로 그리는 기보훈련은 반드시 해야 하므로 이 경우엔 6:4(컴퓨터:오선지)로 비율을 맞추는 것을 권합니다. - 만약 악보를 깔끔하게 그려낼 수 있다면 컴퓨터의 비중을 더 늘려도 됩니다. 사보프로그램은 대학에 진학하면 거의 필수로 쓰기 때문에 익혀두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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