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을 공부하려 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햇갈려 하는 것입니다.
화성학과 재즈화성학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작곡가가 되고 싶어 하는 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먼저 공부해야 하냐고 물어봅니다. 항상 1순위로 물어보는 것은 화성학입니다. 그런데 화성학에 대해 궁금해 하는 분들을 보면 정통화성학과 재즈화성학, 그리고 코드이론과 혼동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화성학은 학문이 아니다?
뉴턴이 실험을 하고 가설을 세웁니다. 그리고 증명을 통해 가설이 하나의 이론으로 인정받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자연과학은 학문의 영역으로 굳건히 자리 잡았습니다. 그런데 음악은 어떨까요? ‘도’다음에 ‘레’가 나오는 것이 불변의 진리다? 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어떤 음악이 좋고 어떤 방식은 나쁘다는 것은 객관적으로 증명할 길이 없습니다. 누구는 BTS노래를 너무 좋아하고 누구는 엄청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음악에서 나오는 화성학과 대위법은 수많은 음악가들이 구사한 음악기법을 정리한 것입니다. 학자가 정의를 내리거나 누군가 법칙을 발견해서 체계가 완성된 학문이 아닙니다. 16세기나 르네상스에서 금기시 되던 것은 17세기 대위법에서 허용되고 18세기에서 불협화음으로 간주되던 화음이 20세기에서는 협화음으로 인정되기도 합니다. 음악은 시대에 따라 양식과 이론이 변화하기 때문에 체제가 갖춰지기 어려운 분야입니다.
화성학이 학문이 아니면 무엇일까요? 저는 화성학교재 포스팅에서 이야기 한 바 있습니다.
(https://comproject.tistory.com/27
우리가 말하는 정통화성학은 18~19세기 음악의 화성진행 양식입니다. 화성학에 능통하면 고전부터 후기낭만에 이르는 조성음악 양식을 잘 이해하게 됩니다. 이 시기의 음악은 클래식음악 중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따라서 클래식 작곡을 공부하려는 학생들이 화성학을 달달 외우고 문제를 풀어야 하는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분명한 규칙이 있는 이유.
화성학에 있는 전조 스킬이나 7음의 예비해결, 병행5도 금지 같은 규칙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옛날 작곡가들 사이에서 좋지 않다고 여긴 진행이 있고 좋다고 여긴 진행이 있습니다. 이런 방향성들이 모여 이론의 토대가 하나씩 쌓였습니다. 좋다 나쁘다의 기준은 귀에 좋고 나쁜 것만은 아니고 이유가 분명하게 있습니다.
화성학에서 이야기 하는 학문적 성격의 이론들은 서양 특유의 이성적 사고의 영향 때문입니다. 서양의 언어는 동양의 언어보다 객관적으로 표현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문화적 특색으로 인해 서양음악은 기본기부터 이성적으로 접근합니다. 독일식 기능화성의 경우는 거의 논리가 철저합니다.
‘도’에서 ‘솔’로 가야 하는 명확한 근거, ‘솔’다음에 ‘라’가 오는 이유를 명확히 하다보니 조성음악 내의 체계가 잡히고 이론적 토대가 생깁니다. 그런데 음악은 자연과학과 달리 명확한 이론적 근거로 설명이 안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서 ‘예외’라는 것도 일부 존재합니다.
재즈화성학은?
여기까지 글을 읽으셨다면 감이 오실 겁니다. 재즈화성학은 재즈 스타일에서 구사하는 코드진행이 중심이 됩니다. ‘리얼북’같은 재즈북이나 수많은 재즈연주자들이 구사했던 코드진행이 모여 체계화가 됩니다. 그런데 재즈화성은 정통화성학 만큼 역사가 깊진 않습니다. 정통화성학의 뿌리는 17세기 바로크에서부터 출발하지만 재즈는 20세기에 와서야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재즈는 특성상 즉흥연주, 악기간의 독창성과 균형이 중요한 장르입니다. 체계를 잡고 기본을 단단히 한다는 성격보단 플레이에서 나오는 음악적 표현과 우연성 등이 중요합니다. 그러다 보니 정통화성학처럼 엄격한 규칙이 덜한 편입니다.
그러나 수많은 재즈뮤지션이 구축한 토대와 체계는 분명히 있으며 여기에서 코드진행, 코드구성 등 학습해야 하는 영역이 있습니다. 이 영역에서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것이 많습니다.
다른점은?
정통화성학에서는 화음이 하나씩 추가 될 때마다 성부 연결방식과 음악적 형식에 주목합니다. 성부진행, 전조확립, 종지구성 같은 요소에 초점이 맞춰집니다. 재즈화성학은 화음이 추가 될 때마다 재즈적인 진행이나 순환패턴, 텐션, 재즈스코어링, 컴핑, 재즈스케일과 솔로패시지에 초점이 맞춰집니다.
공통점은?
둘 다 기본으로 알고 들어가는 기초이론은 거의 똑같습니다. 배음, 음정, 스케일, 5도권, 7화음, 화음의 종류와 속성은 거의 비슷하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그래서 어느교재든 초반에 나오는 기초이론에서는 거의 잘 통한다고 보면됩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혼동하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용음악화성학?
정통화성학과 비슷하다고 여기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명확한 차이점은 분명하게 있습니다. 정통화성학의 초점은 화음에서 구축된 ‘성부’의 진행에 있습니다. 그래서 음 하나 하나를 다루어야 합니다. 코드이론에서는 베이스 진행만 별도로 신경 쓰고 다른 음들은 성부간의 진행을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물론 화음과 화음에서 예비-해결의 개념은 정통화성학과 거의 동일하게 설명이 됩니다만, 코드진행전체를 4성부로 나누고 음 하나 하나를 악보에 기보하면서 화성풀이를 하지 않습니다.
실용음악 화성학은 재즈 화성학과도 연결이 됩니다. 그래서 컴핑이나 텐션같은 요소들이 설명됩니다. 정통화성학에 없는 부분입니다.
무엇을 공부해야 할까?
대중음악을 목표로 한다면 실용음악화성학이나 재즈화성학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클래식이나 영화음악에 관심이 있다면 정통화성학을 공부하셔야 할 것입니다.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
정통화성학은 독학이 불가능합니다. 내가 어디가 틀렸는지 스스로 감지 할 수 없습니다. 공부하고자 한다면 레슨이 무조건 필요합니다. 재즈화성학도 독학이 어렵기는 합니다만.... 독학의 여지는 있습니다. 재즈는 코드가 중시되기 때문에 추천 코드진행을 따라가거나 텐션코드를 연주해보며 스스로 학습하는 것이 가능은 합니다.
덧붙임.
클래식 작곡과 학생들은 대학에서 화성학을 별도로 공부하지 않습니다. 이미 입시 관문에서 수행했기 때문입니다. 대학에서는 화성학이후의 작품구축 커리큘럼이 시작됩니다. 실용음악전공 학생들도 대학에서 화성학에 매진하진 않습니다. 보이싱이나 합주, 음향 같은 커리큘럼이 시작됩니다.
'작곡 클래스(Compositi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Top line 작곡기초, 악기와 노래 선율의 특징 (0) | 2021.02.02 |
---|---|
대위법 배경지식과 맛보기 (0) | 2021.01.30 |
작곡 독학 방법 2편 (2) | 2021.01.16 |
작곡 공부의 꿀팁! 음악분석 (0) | 2021.01.12 |
작곡 독학 방법 1편 (0) | 2021.0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