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와서 뭐라한다. 작곡은 쉽다고
화성학 배울 필요 없다고
컴퓨터와 장비만 가지고 곡쓴다고 한다.
유튜브에 따라하기 나와있다고
그리고 유튜브에 쉽게 쓰는 방법 있다고..
- 어느 작곡지망생의 반문-
모든 분야에서 기본기는 중요합니다. 실력은 기본에서 나온다는 이야기는 저의 모든 스승이 하신 말씀이며 저도 여기에 동의합니다. 예를 들어 피아니스트들의 테크닉은 Hanon에서 나옵니다. 수많은 작품을 연구하고 연주하고 연습하는 것도 실력을 늘리는 방법이나 그 아래에 기초공사가 없다면 원하는 음악을 표현할 수 없습니다. 기초를 다지지 않고 집을 짓기 시작하면 집이 제대로 지어질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최근 유튜브나 사운드클라우드에서 자기 작품을 올리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론 기본기가 갖춰지지 않은 결과물들이 많아 아쉬웠습니다. 기초가 부족하면 곡이 매끄럽지 않거나 사운드샘플 범주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기초가 다져지지 않으면 1~2작품은 손쉬워도 10곡 30곡 이상의 작업을 지속하기 매우 어려워집니다. 물론 곡이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기초가 다져진 사람의 곡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곡의 수준은 그 차이가 큽니다.
언어에 비유해 보겠습니다. 어휘나 표현을 많이 알고 익숙한 사람은 읽기, 말하기, 듣기, 쓰기 모든영역에서 언어를 구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정적인 어휘만 알고 있는 사람은 그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도구가 발달해도 도구를 쓰는 사람에게 쌓인 내공이 없으면 결과물도 한정됩니다.
작곡가가 갖춰야 할 기본기를 소개합니다.
1. 장단조 음계
장단조 음계는 작곡을 한다면 무조건 암기! 암기수준을 넘어 유창하게 나올 정도로 익혀두세요. 음계는 작곡의 기본이기도 하지만 악기연주에도 필수로 익혀야 하는 과정입니다. 기타리스트, 피아니스트, 어느 누구도 음계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작곡가는 곡을 구현해야 되기 때문에 암기 수준을 넘어 반사적으로 나올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합니다.
2. 음악감상 습관
내가 쓰는 곡, 그리고 앞으로 작업할 곡은 현재 듣고 있는 음악입니다. 작곡은 데이터가 축적되어 ‘나’라는 필터를 거쳐 결과물이 나옵니다. 어떤 데이터를 쌓느냐는 작곡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항상 하나의 장르만 듣는 사람은 그 장르 외에 다른 음악을 만들 가능성이 낮습니다. 다양한 음악을 듣고 관심을 보일수록 내가 구사할 장르가 넓어집니다.
음악감상은 일지를 쓰거나 짧은 감상기, 장르별 구분을 해 두면 후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들은 뒤에 아~ 음악 좋다. 음악 별로다.. 라는 관점보단 어떤 아이디어를 어떻게 표현하고 구축하려 했는지, 그리고 그 결과로 어떤 부분이 잘 구현되고 아쉬운 부분은 어디인지를 메모해두는 것입니다. 그렇게 메모가 쌓이면 어느 순간 내가 그 아이디어들을 직접 구현해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 때 내 작업이 시작됩니다.
3. 화성학 등 화음을 다루는 능력
화음을 모르고 좋은 멜로디를 쓸 수 없습니다. 반대로 아무리 좋은 멜로디가 나와도 화음이 없으면 곡을 상품화 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화음을 다루는 능력은 작곡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화음을 구축할 줄만 알아도 어느정도의 결과물이 나옵니다. 그래서 작곡과 입시에선 화성학 시험이 있는 것입니다.
대중음악에선 코드를 알아야 합니다. 코드는 화음덩어리를 기호로 함축시켜놓은 것으로 코드하나만 있어도 마디의 화음구조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같은 코드라도 더욱 좋게 코드를 구사하는 것, 동시에 울릴 때 어떻게 배치하느냐(voicing)에 능숙할수록 좋은 음악가가 됩니다.
덧붙임. 간혹 화성학과 코드이론을 혼동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화성학은 화음을 다루는 스킬인데 수직적인 울림을 토대로 성부간의 진행을 공부하는 이론입니다. 코드이론에서 예비나 해결이 있다고 해서 화성학이라고 보기엔 방향성이 많이 다릅니다.(이것도 따로 포스팅^^)
4. 독보력
음악이나 공연예술 현장에 있으면 다양한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가끔 곡을 썼다고 반응을 묻는 분들이 있는데 그분들 중 악보를 전혀 볼 줄 모르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악보를 볼 줄 모르고 곡을 만드는 분들 대부분은 사운드샘플로 곡을 쓰거나 몇 개의 코드로 곡을 만듭니다. 그리고 그분들 작업이 지속되는 것을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샘플 외에 작곡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악보는 음악을 객관적으로 기록하는 약속입니다. 설계도를 읽을 수 있는 사람이 다양한 건축을 할 수 있듯 악보에 담겨있는 음악적 정보를 읽어 낼 수 있는 사람은 다양하게 음악을 구축할 수 있는 능력이 생깁니다.
그리고 내 곡을 아티스트에게 전달 했을 때 아티스트와 소통하는 중요한 도구가 됩니다. 보컬분들과 작업하면 악보가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지만 왠만한 보컬분들도 악보로 그려진 선율(라인)을 봅니다. (보컬작업은 가사와 가이드멜로디만 있어도 가능합니다. - 요것도 나중에 포스팅 할께요^^)
코드보를 보는 실용음악에선 악보가 필요 없는 것이 아닐까 생각 할 수 있지만 작곡가가 구현할 수 있는 것과 할 줄 모르는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실용음악 연주자들도 코드로 간편화해서 볼 뿐이지 독보력은 다 있습니다.
5. 사보프로그램 or DAW 작업능력
내가 곡을 쓴다고 하면서 악보를 못 만들고 가이드음원을 못 만든다면 사람들은 나와 작업을 할까요?
곡을 쓰고 발표하려면 최소한 악보가 나오거나 음원이 제작되어야 합니다. 내 곡이 실제로 들을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 비로서 결과물이 완성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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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음악분석능력
앞서 이야기한 감상파트에서 일부 이야기 했습니다. 감상다음에 음악을 분석하는 습관이 매우 중요합니다. 음색, 음악구조, 멜로디구조, 형식, 화음구조 등 분석은 다방면에서 봐야 배울 것이 많습니다. 분석은 정답이 없는 영역입니다. 예를 들면 음색분석을 믹싱관점에서 할 수도 있고, 악기 관점에서 할 수도 있습니다. 또는 주파수관점(신디사이저)에서도 음색분석을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한 번에 다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곡을 들었을 때 어떻게 분석할지 먼저 생각하는 연습을 하면 분석실력이 점점 좋아집니다.
7. 음감
절대음감까지 갖추지 않아도 되나 어느 정도의 음감은 있어야 합니다. 음감훈련은 악보를 많이 연주하고 실제 계이름으로 읽는 연습을 반복해서 기를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조하세요.
https://comproject.tistory.com/13
작곡가가 되는 방법~ 시리즈
https://comproject.tistory.com/8
https://comproject.tistory.com/14
https://comproject.tistory.com/18
https://comproject.tistory.com/118
https://comproject.tistory.com/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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