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가 듣는 대부분의 음악은 조성음악입니다. 때에따라 선법을 섞어서 쓰기도 하나 기본적인 화음의 틀은 조성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음악이 조성을 벗어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음악이 현대예술의 영역으로 넘어오며 무조성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조성음악이 구축했던 여러가지 틀은 허물어지고 다양한 양식, 표현이 발달합니다. 그러나 조성이라는 안정적인 틀이 없어졌으므로 일반 대중, 심지어는 연주자도 감상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예술성이 높은 수작들도 있으나 대중이 외면하는 음악이 되어버린 현대음악. 왜 현대음악이 탄생하였고 아직도 학교에선 현대예술로 가르치고 있을까요?
조성음악의 한계
후기낭만시대엔 조성음악은 한계에 다다릅니다. 색다른 곡을 쓰고싶은 작곡가의 열망이컸는데 조성으론 이미 나올 만큼 작품이 쏟아졌으니 어떤 곡을 써도 기존의 작품의 아류같이 들리게 됩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곡을 안쓰면 되지 않느냐라고 반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좋아하는 곡도 계속 들으면 질리게 되고 뻔한게 됩니다. 비슷한 장르나 스타일의 음악이 나오면 다른 곡의 아류처럼 들립니다. 그런데 아직은 대중에게 통하면 비슷한 유형은 쏟아질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트렌드'입니다. 그런데 '트렌드' 자체가 지겹고 뻔한게 된다면 사람들은 자연스레 새로운 것을 찾게 됩니다. 후기낭만시대의 조성음악은 이런 딜레마에 봉착한 것입니다.
후기낭만은 이미 여러 작품에서 조성을 탈피하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선법을 적극 활용했던 Debussy 와 Ravel 반음계주의를 극한까지 구현한 Wagner, 후기낭만 관현악의 절정을 보여준 Mahler 등 시대는 현대를 향하게 됩니다.
철학적 사조도 서서히 바뀌게 됩니다. 바그너, 리스트, 말러 는 장황한 서사적인 음악을 극한까지 구현합니다. 이에 비해 드뷔시나 라벨은 상상이나 자신이 느꼈던 일상의 감상등을 곡에 투영합니다. 그 외에도 스크리야빈,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거의 무조성 직전에 도달합니다.
인간의 내면으로 들어간 예술
이때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인상주의와 표현주의 입니다. 인상주의는 순간의 인상을 포착하여 작품에 반영하는 것이며 표현주의는 인간의 내면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표현주의는 초기 현대예술의 중요한 토대가 됩니다.
르네상스 이후로 모든 그림은 사실적인 표현에 집중합니다. 그러다 인상주의가 되면서 사실적인 표현은 서서히 순간의 인상이 더욱 중요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피카소와 마티스에 의해 내면의 표현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그림을 이해하면 음악이 현대예술로 가는 과정도 조금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무조성음악의 탄생
이런 흐름이 점점 이어지며 음악은 조성의 틀을 벗어납니다. 그 문을 연 작곡가는 쇤베르크 입니다. 조성의 한계를 깨기 위한 것도 있었지만 불행했던 가정의 일이 겹쳐 낙담과 환멸 등의 감정을 음악에 반영됩니다. 이 때 탄생했던 곡은 현악4중주2번과 ‘가공 정원의 책’ 입니다.
쇤베르크가 만든 무조성은 조성음악의 속성을 없애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조성이 가지고 있는 음의 우열관계를 없애고 12개의 음을 동등한 비율로 사용하게 합니다. 그리고 12음의 순서는 조성의 화음이 들리지 않도록 배치하고 행렬적으로 사용하게 함으로 조성의 느낌을 없앴습니다. 이런 그의 작곡기법을 12음기법이라 합니다.
이렇게 시작된 무조성음악은 어떤 반응을 얻었을까요? 수많은 비평가와 관객의 조롱거리가 되었고 급기야는 공연장이 난장판이 되었다고 합니다. 관객은 무조성을 이해할 수 없었고 예술로 받아드리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현대음악은 시대를 거치며 다양한 양상으로 확장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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