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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교양

음악이 조성을 벗어나면 어떻게 될까? 현대음악의 이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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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성 음악이 시작되며 현대음악의 문이 열렸습니다. 이 때부터 창작음악은 급격한 변화를 이루기 시작합니다. 대다수의 작곡가들은 조성음악을 탈피하여 새로운 영역을 구축하기 시작합니다.

 

12음기법이 정착되는 과정을 소개합니다. 

1. 신비인학파

쇤베르크의 12음기법을 배우러 두 명의 제자가 입문합니다. 한 사람은 안톤 베베른(혹은 베번)이고, 한 명은 알반 베르그입니다. 지금은 현대음악의 문을 연 중요한 작품들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나 그 당시만 해도 조소와 냉소적인 반응으로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는 음악이었습니다.

 

사람마다 재능이 다르고 성향이 다르다는 것은 여기에서도 입증이 됩니다. 이 세명은 똑같은 12음 기법을 가지고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작품들을 구현해 냈습니다. 쇤베르크는 12음기법을 사용했으나 조성음악에 가까운 형식과 균형, 프레이즈 구축을 선호했습니다. 조성음악이라는 토대에서 화음과 음계만 12음으로 구현하여 조성을 벗어난 음악을 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베베른은 12음 자체가 가진 가능성을 보고 음렬을 조직적으로 구성하는 것에 초점을 맞춥니다. 이런 음렬의 조직적인 구성은 곡의 형식과 구성에도 영향을 주게 되어 기존과는 다른 방식의 구조적 음악을 구축해 나갑니다.

 

알반베르그는 음렬 자체를 조성의 협화음으로 구성을 합니다. 따라서 조성적 협화음이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장치를 마련하고 음악을 진행시켰습니다. 또한 베베른과 알반베르그는 말러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쇤베르크의 섬세한 표현주의 보다 말러적인 서사와 철학이 더 깊게 나오는 관현악곡들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무조성음악의 뿌리는 조성음악에 있습니다. 갑자기 조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고 작품 속에 조성음악적인 요소가 녹아 있습니다. 그러나 청중의 귀에 들리는 화음은 상당히 낮설고 기괴한 느낌을 가져다 주기 때문에 이 작품들이 예술의 영역에서 정상적인 연주회 레퍼토리로 자리 잡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사실 지금도 우리나라에선 현대음악 연주회는 작곡가와 대학에서만 유통되는 현실입니다.

 

 

2. 영향력을 뻗게 되는 무조성음악

쇤베르크는 달의 홀린 삐에로라는 작품을 발표하여 인정받기 시작합니다. 풍자적이고 심오한 철학이 담긴 이 작품은 대중이나 많은 예술가가 공감했습니다. 쇤베르크가 거둔 무조성음악의 첫 성공작품이며 무조성음악도 예술로 활약 할 수 있음을 증명하였습니다. 이렇게 되기까진 여러 가지 배경이 있는데요. 당시 사회적 시대상과 맞물려 당시 국제정세와 1차 세계대전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유럽 전체가 전쟁의 포화에 빠지며 음악이 갖는 의미, 인간의 감성, 철학 등 사회는 급격하게 모더니즘 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무조성음악은 인간 내면의 감정, 전쟁의 광기, 허무함 등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내면을 표현하는 작품은 동시대의 화가들에게서도 많이 나옵니다. 피카소, 마티스, 뭉크, 샤갈, 칸딘스키 같은 화가들은 효과적으로 자신의 내면을 작품에 투영하여 모더니즘 예술의 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초기의 무조성음악을 이해하기 어렵다면 이들 화가의 작품을 감상하는 것으로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알반베르크는 오페라 보체크를 발표합니다. 알반베르크가 구축한 조성의 흔적이 묻어나오는 12음은 때로는 화려하게 때로는 장엄하게 때로는 혼란스럽게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냅니다. 어눌한 병사보체크를 둘러싼 인물들의 관계는 요즘 시대와 비교해도 될 만큼 충격적입니다. 아름답지만 외도를 하는 애인, 보체크를 놀림감으로 여기는 상관, 보체크를 실험대상으로 보는 의사 등 탐욕과 이기심 등의 인간의 내면이 적나라하게 나옵니다.

 

막별로 조성음악의 다양한 형식이 나오도록 작곡을 하여 다양한 조성음악을 즐기도록 한 것도 관객의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였습니다. 이렇게 12음기법의 음악이 성공을 거두며 무조성 음악은 확고하게 자리를 잡게 됩니다.

 

보체크는 2007년에 우리나라에서도 공연이 된 바가 있습니다. (그 당시 쉽지 않았던 이 공연을 기획해 준 LG아트센터 기획팀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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