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의 내공이 쌓일수록 곡을 담백하게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곡을 쓰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대답을 2중주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그 대답을 향해 들어가 보겠습니다.
악기가 1개라면
악기 한 개를 위한 곡만큼 작곡가를 어렵게 하는 작품이 없을 것입니다. 피아노, 기타 독주곡이 아니라면 악기의 능력을 최대로 써야 하며 악기의 제약, 한계에 부딪히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중점은 선율을 만들어야 할 것인가 아니면 화음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고민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또한 악곡을 구성하는 형식을 어떻게 차별화를 줄 것인가 고민할 수 밖에 없습니다. 표현하고 싶은 것이 많지만 표현의 제약을 받게 되는 포맷이 독주악기를 위한 곡입니다. 여기서 드는 생각은?
“아~~ 악기가 1개만 더 있더라면....”
피아노의 결합
독주 악기를 위한 곡에서 피아노가 결합되면 대부분의 고민이 해결됩니다. 보통 많은 사람들이 피아노는 반주를 하는 악기로 생각을 하겠지만 성악곡 형식이 아니라면 피아노는 반주만 하지 않고 독창적인 멜로디를 연주하거나 곡의 배경을 만들기도 하고 때론 음색 대비를 이루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피아노와 결합이 되는 독주악기는 악기의 제약에서 완벽하게 벗어날 뿐 아니라 아예 새로운 형식의 주인공이 됩니다. 심지어는 협주곡 같은 가능성을 발휘 할 수도 있습니다.
“피아노를 결합하는 2중주는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2개의 선율만 나오는 피아노 곡
피아노 곡에서 2개의 선율로 모든 것을 표현한 곡들이 있습니다. Bach의 인벤션은 컨셉자체가 2성부라 악보를 보거나 음악을 들으면 2성부라 느낄 것입니다. 낭만시대로 넘어와서는 2성부의 곡이 인벤션이 아님에도 상당히 많은 곡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Chopin의 Etude op25. 2는 처음부터 끝까지 두 개의 성부로만 구성됩니다. 하나는 흘러가는 멜로디 하나는 화음의 기틀을 잡으며 곡을 진행시킵니다. Scriabin의 prelude 1번은 두 개의 성부로 분산화음을 연주하여 2중주가 아닌 것 같은 인상을 줍니다.
위에서 소개한 두곡의 특징은 하나는 선율 하나는 화음으로 선율+화음 의 구조로 만들어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화성학에서 이야기 하는 화음의 기본단위는 최소 3개의 음이 구성되어야 하나 2성의 곡을 학습하다보면 2개의 음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화성적 느낌을 구사할 수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이 이야기를 길게 쓴 이유는 바로 이것입니다.
“2성부만 있어도 기본적인 악곡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단선율 악기 2개의 2중주
이제 본격적으로 2중주 개념에 들어갑니다. 여기서 고려해야 할 것은 세가지 요소가 되겠습니다. 멜로디, 화음, 음색입니다. 여기서 이야기 하는 2중주는 피아노, 기타 처럼 화음을 한번에 연주할 수 있는 악기나 비음정 타악기(드럼, 콩가, 봉고 등)를 제외하고, 관악기와 바이올린 같은 현악기군이 만들어 내는 2중주를 정의합니다.
협화음
어디까지 협화음으로 인정해야하는지 논란은 있습니다. 협화음의 범위는 르네상스 이래 계속 확장되고 있으니까요. 여기서 어떤 음악스타일을 구사하느냐가 협화음의 범위를 결정하는 판단 근거가 됩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범위는 고전-낭만 시대의 협화음입니다. 장, 단 3,6도, 완전 1, 4, 5, 8도 입니다. 중요한 박이나 화음이 구성될 때 협화음위주로 배치하는 것이 효과가 좋습니다.
분산화음(아르페지오) vs 5음생략 3화음
2중주곡은 화음을 표현하는 방법이 매우 중요합니다. 근음지속에 다른 악기가 화음+멜로디가 분산화음으로 구성되기도 하고 하나의 악기가 분산화음을 연주할 때 다른 악기가 멜로디를 연주하기도 합니다.
협화음정을 이용한 화음구성도 자주 쓰는 패턴입니다. 여기서 아래의 음을 근음으로 잡는다면 화음감이 더욱 부각되는 효과를 가져다 줍니다. 2중주곡일 수록 생략음을 잘써야 하고 두개의 선율이 조화를 잘 이루도록 구성해야 합니다.
기교(테크닉)
2중주의 곡은 테크닉이 화려해야 합니다. 부족한 성부의 수와 악기의 제약조건을 극복하려면 곡이 화려해야 빈곳이 잘 메꿔집니다. 화려하지 않으면 2중주곡이 빈약하게 들리게 됩니다. 독주악기곡과 마찬가지로 기교적으로 화려한 곡들이 상대적으로 주목받을 수 밖에 없는 편성입니다.
멜로디 vs 멜로디
2중주곡은 기본 속성이 두개의 멜로디입니다. 두개의 선율을 조화롭게 만드는 능력은 대위법과 비슷하나 사실 화성학에서도 자주 훈련하는 개념입니다. 2개의 선율을 잘 다룰 수 있으면 향후 화음이 들어가는 곡에서도 곡을 조금 더 입체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 토대가 생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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