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도
학력도, 경력도, 성별도 묻지 않는다. 스무 살부터 예순까지 누구나 들어올 수 있다. 월 300만 원 이상도 가능하고,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2025년 지금, 내가 사는 대한민국에 실제로 존재하는 직장이다.반나절만 배우면 금세 익힐 수 있는 일.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며, 4대 보험도 보장된다. 처음은 계약직이지만, 2년을 버티면 무기계약으로 전환되어 정년도 보장된다. 겉으로 보자면, 그리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어쩌면 “좋은 직장”이라 불러도 이상하지 않다.그러나 현실은 조금 다르다. 기본급은 최저시급보다 몇 백 원 높은 수준. 300만 원 이상을 벌려면 연장근무와 특근을 꼬박꼬박 해야 하고, 한 달에 고작 닷새 남짓 쉴 수 있다. 하루 종일 서서 포장하거나, 끝없이 걸어 다니거나, 무거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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